부상 없이 하프와 풀 마라톤 완주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한 첫걸음, [첫 하프/풀 마라톤 도전하기] 시리즈의 문을 엽니다.
첫 번째 주제는 러너들 사이에서 ‘가장 지루하지만 가장 강력한 훈련’으로 통하는 **LSD(Long Slow Distance)**입니다. 마라톤이라는 긴 여정을 버텨낼 단단한 기초 공사를 시작해 보시죠.
마라톤 완주는 100m 달리기 422개를 이어 붙인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인내와 효율의 게임입니다. 마치 30년 만기의 장기 대출을 매달 꾸준히 갚아나가는 과정과 비슷하죠. 초반에 무리해서 전력 질주하면 금세 파산(부상이나 포기)에 이르게 됩니다.
끝까지 살아남아 골인 지점에 서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치지 않는 엔진’**이며, 그 엔진을 만드는 핵심이 바로 LSD입니다.
LSD? (Long Slow Distance)
LSD 훈련의 중요성

단어 그대로 **’길게, 천천히, 먼 거리’**를 달리는 훈련입니다.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시간’**과 **’거리’**에 있습니다. 평소 내가 달리는 페이스보다 km당 1분~1분 30초 정도 더 느리게, 하지만 평소보다 훨씬 긴 시간을 달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왜 천천히 달려야 할까요?
- 모세혈관의 확장: 낮은 강도로 오래 달리면 근육 구석구석까지 산소를 전달하는 모세혈관이 발달합니다. 이는 엔진의 연비를 높이는 작업과 같습니다.
- 지방 연소 효율 극대화: 고강도 훈련은 탄수화물을 주로 태우지만, 저강도 장거리 훈련은 몸이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법을 배우게 합니다. 마라톤 후반부의 ‘에너지 고갈’을 막아주는 핵심 열쇠입니다.
- 심장 벽의 강화: 심박수가 낮은 상태로 오래 유지되면 심장이 한 번 펌프질할 때 내보내는 혈액의 양이 늘어납니다. 즉, ‘강력한 심장’이 만들어집니다.
LSD 실전 가이드: 어떻게 달려야 할까?
1. 페이스 설정 (The Talk Test)
옆 사람과 끊기지 않고 여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속도가 적당합니다. 숨이 차서 문장을 완성하기 힘들다면 너무 빠른 것입니다. “이 속도로 달려도 운동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가 딱 좋습니다.
2. 훈련 시간과 거리
처음에는 평소 하던 러닝 시간의 1.5배에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늘려갑니다. 하프 완주가 목표라면 90분~120분, 풀 마라톤이 목표라면 150분~180분 정도를 쉬지 않고 달리는 연습을 합니다. 이제 갓 러닝을 시작한 러너라면, 거리를 목표로 두지 말고, ‘시간’에 집중하세요. 급수는 충분히 해 주시고요.
3. Garmin Forerunner 265 활용법
가장 똑똑한 페이스메이커인 가민 포 러너를 십분 활용해 보세요.
- 심박수 존(Zone) 알림: 설정에서 **’심박수 존 2’**를 벗어나면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하세요. LSD의 성패는 존 2(최대 심박수의 60~70%)를 얼마나 정교하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하지만 존2는 중수~고수의 영역입니다. 평소 운동이 부족하다가 러닝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존2를 유지하기 위해선 거의 걷기 수준이죠.
- 따라서 시계가 알려주는 존2에 집착하기보다는, 편안한 상태의 달리기, 즉 옆사람과의 대화가 할만하다 싶을 정도의 강도가 좋아요.
- 유산소 훈련 효과: 운동 종료 후 가민 커넥트 앱에서 **’유산소 훈련 효과(Aerobic TE)’**가 높게 나왔는지 확인하세요. LSD를 제대로 했다면 유산소 수치는 높고 무산소 수치는 낮게 기록될 것입니다.
💡 러너를 위한 마인드셋: “천천히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LSD는 지루합니다. 다른 러너들이 나를 추월해 갈 때 조급함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지금 여러분은 30년 만기 대출의 원금을 안정적으로 상환하듯 기초 체력을 쌓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천천히 쌓아 올린 이 거리들이 모여 대회 당일 35km 지점, 모두가 멈춰 설 때 여러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강력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
다음 글은 인터벌과 관련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모두들 만족하는 러닝을 할 때까지 파이팅!
답글 남기기